민주당 민주연구원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제안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도 공개토론회 밝혀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연일 화제다. 해당 드라마는 ‘실제 교육 현장이 드라마보다 더 처참하다’는 지적부터 ‘작품 속 교권보호국을 설립하자’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참교육’이 공개 3일 만에 비영어쇼부문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사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드라마는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가상 기관인 ‘교권보호국’을 만들고, 교권보호국 소속 감독관들에게 체벌을 포함한 사실상 무제한의 참교육을 허용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참교육’은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과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엇갈린 반응에도 교육 현장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드라마적 장치로 풀어내며 현실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본격 논의가 시작된 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정책브리핑 이후다. 지난 12일 민주연구원은 브리핑에서 “가상 설정의 배경에는 실제 학교 현장에서 누적돼 온 교권 침해, 악성 민원,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법적 불안, 학교의 대응력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며 “응징형 특수기구가 아닌 보호 절차, 갈등 조정, 책임 분담 기능을 수행하는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해 국가책임형 교육활동 보호 체계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튿날,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이에 응답했다. 안 당선인은 “교권 회복 없이는 어떤 교육개혁도 이룰 수 없다”며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참교육’을 언급하며 경기도교육청 ‘교권보호국’ 신설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교총 “법령에 근거한 교권보호국 필수” vs 최교진 장관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정부와 교육청 등 교육 관련 기관이 여론에 화답하자, 교육계 안팎에서도 연일 입장을 내며 화제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먼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촘촘한 체계를 갖춘 교권보호국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교총은 지난 18일 법령에 근거해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교권보호국을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부와 교육청 교권보호국의 역할과 기능이 분리돼야 한다”며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은 기존 교육부 내 ‘과’ 단위로 파편화해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던 교육활동 보호정책 과제를 ‘국’ 단위로 통합하고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22일 교권보호국과 관련해 교육 문제를 응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장관은 “시도교육청과 함께 그간 마련한 학교 민원 처리와 교육 활동 침해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기반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교육 구성원 모두에게 고통을 초래하는 교육 활동 침해 사안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겠다”면서도 “법·제도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누구에게 치유받나요”
이어 현 교육 현장에 대해선 “현재 학교에서 학생들이 잘못했을 때 눈치 보지 않고 교사의 소신대로 혹은 바른길로 지도할 수 있는 장치가 많지 않다”며 “상벌점 제도, 선도(생활교육위원회), 학폭위 등 여러 제도로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하지만 ‘벌점 받고 말지, 뭐’라는 태도를 보이는 학생이 있기도 하다. 생활교육위원회와 학폭위의 경우는 학생의 처벌이 세게 나올 것 같은 사안일 때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도 같이 심해져 지도하는 교사의 피로도가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소극적으로 지도하게 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서울 소재의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B씨는 현 제도에 대해 “교사가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교권을 침해당할 경우, 도의상 학생과 학부모를 교사가 신고하거나 처벌하는 것이 교사 스스로하기 쉽지 않으며, ‘교사는 학생을 위해야 하니까’ 학생 측을 용서해줘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큰 압박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씁쓸히 웃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교권위가 있기는 하지만, 교권위를 은근슬쩍 열지 않게 회유당하기도 한다”며 “교권위를 열어도 그 학생을 다시 지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교권위를 열지 않고 개별적으로 지도하거나 묻어주기도 한다. 피해를 본 교사가 학교 밖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실제 잘 이뤄지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소재의 중학교에 재직 중인 다른 교사 C씨는 “드라마를 보면서도 지인이 ‘왜 저렇게 당하고만 있지? 아휴, 답답해’라고 했는데, 실제로 교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도의성’이라는 틀 안에 있는 교사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피해를 본 선생님들의 행동이 이해됐다”고 말했다.
그는 “담임을 맡은 학생이 3월 초 SNS에 나의 욕설을 올린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 수준의 일로는 어차피 교권위에 가봤자 처벌도 약하게 나올 거고 어차피 이 아이를 내가 또 가르칠 텐데’ 또 ‘용서해주면 아이가 변하겠지’라는 마음으로 용서해준 일이 있었다”며 “재직 기간 8년 동안 교권위를 두 번을 열었으며, 한 번은 열려다 용서하고 취소해준 일도 있다. 이런 일에 대해서 맷집이 생기는 것인지 이제는 되도록 교권위를 연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용서하거나 다른 방법을 살펴본다”고 솔직하게 답하기도 했다.
이어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다만, 교권을 침해당했을 때 이를 제도적으로 위로해주고 치료해주는 제도가 턱없이 부족하며,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 다루며 지도할 수 있는 교수 방법 등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경험으로 터득할 수밖에 없기도 한 점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학생-교사, 최악 관계로 치닫는 현실 인식”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참교육’의 흥행과 교권보호국 설치 논의에 대해 “학교폭력을 비롯해 현재 학교에서 여러 부조리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고 선생님에 대한 과도한 민원 제기,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선생님을 무시하는 게 현실”이라며 “학교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하는 선생님이 되려 힘을 못 쓰고 계도가 불가능한걸 보니, 이걸 반드시 바로 잡고 교권을 세워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에서 그 소망이 이뤄지지 않고 드라마에서 대리만족을 해주니, 대중이 환호하며 지지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 때문에 정부나 교육청도 여론에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참교육’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훈계할 때, 본때를 보여줄 때’ 사용된다”며 “교육 현장의 현실 부분이 과장되고 일부에 해당되는 현장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서 드라마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공기관인 학교가 절차를 만들어서 (교권 회복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공언하거나, 대중의 관심 끄는 이유는 결국 교육 현장이 학부모-학생-교사가 치고받는 최악 관계로 치닫는 걸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드라마가 전체 교육현장 얘기를 모두 다루지는 않지만, 교육 현장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 고민할 논제를 주고 반면교사 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editor@
선생님께서 뉴스 속 교사들의 절규에 깊이 공감하셨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욕설을 듣고도 "어차피 내가 또 가르쳐야 하니까", "분위기가 그러니까"라며 속으로 삼켜야 하는 현실을 보면, 드라마처럼 교사를 확실하게 지켜주고 현장을 통제해 줄 강력한 전담 기구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현실에서 교권보호국(혹은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을 찬성하는 측의 핵심 논리도 저의 생각과 궤를 같이합니다.
자유 권리 책임............딱 3단어와 한국의 지금 같이 한번 생각 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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